한국 영화가 개봉한 날은 2015년 이후 524일이다. 그날들에 710편이 나뉘어 걸렸으니 하루 평균 1.35편이다. 그런데 이 평균은 실제 모습을 가린다. 372일(71.0%)은 한국 영화가 단 한 편만 개봉한 날이었다. 서로를 피하는 게 이 시장의 기본 전략이다.
하루에 몇 편이나 개봉하나
| 같은 날 개봉 편수 | 날짜 수 | 비중 |
|---|---|---|
| 1편 | 372일 | 71.0% |
| 2편 | 121일 | 23.1% |
| 3편 | 28일 | 5.3% |
| 4편 | 3일 | 0.6% |
4편이 한꺼번에 걸린 날은 12년 동안 세 번뿐이다. 2019년 9월 11일, 2020년 9월 29일, 2024년 12월 4일. 세 날 모두 추석이나 연말 연휴 직전이다.
경쟁이 흥행을 깎지는 않는다
같은 날 여럿이 걸리면 서로 관객을 나눠 가질 것 같다. 확인해봤다.
| 구분 | 편수 | 관객 중앙값 |
|---|---|---|
| 혼자 개봉한 날 | 372편 | 341,064명 |
| 3편 이상 동시 개봉 | 96편 | 365,754명 |
거의 같다. 오히려 동시 개봉 쪽이 2만 명 정도 높다.
예상과 반대인 이유는 인과가 거꾸로이기 때문이다. 여러 편이 같은 날 걸리는 건 그날이 좋은 날이라서다. 연휴 직전, 방학 시작, 성수기 첫 주 같은 날짜에 모두가 몰린다. 파이를 나눠 갖는 손해보다 파이 자체가 큰 이득이 더 크다는 계산이다.
개봉 달과 흥행에서 월별 관객 편차가 크다는 걸 확인했는데, 그 편차가 여기서도 작동한다.
그래도 71%는 혼자 나간다
동시 개봉이 손해가 아닌데도 대부분이 혼자 개봉하는 건, 한국 영화 공급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연간 관객수가 집계된 한국 영화는 47~75편 수준이다. 1년 52주에 60편이면 주당 1.2편이다. 애초에 한 주에 두 편 이상 나올 물량이 아니다.
여기에 외국 영화가 빠져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이 통계는 한국 영화끼리의 개봉일만 본 것이라, 실제 극장에서는 같은 주에 할리우드 대작이 함께 걸린다. 한국 영화가 서로를 피한 날에도 경쟁이 없는 건 아니다.
개봉일은 요일까지 몰려 있다
| 요일 | 편수 |
|---|---|
| 수요일 | 493편 |
| 목요일 | 171편 |
| 금요일 | 21편 |
| 화요일 | 18편 |
| 토요일 | 4편 |
| 월요일 | 3편 |
수요일 493편, 목요일 171편. 둘을 합치면 93.5%다. 수요일 개봉에서 자세히 다룬 관행인데, 여기서 보면 개봉 경쟁이 실제로는 1년 중 104일 안팎에서만 벌어진다는 뜻이 된다.
일요일 개봉은 12년 동안 한 편도 없었다.
집계 방법
2015년 1월 1일 이후 개봉해 KOBIS에 누적 관객수가 집계된 한국 영화 710편의 개봉일을 기준으로 했다. 같은 날짜에 걸린 편수를 세고, 그 날짜에 개봉한 작품들의 관객수를 비교했다.
이 집계는 한국 영화만 대상으로 한다. 외국 영화 개봉일은 포함되지 않으므로, '혼자 개봉했다'는 건 그날 다른 한국 영화가 없었다는 뜻이지 극장에 경쟁작이 없었다는 뜻이 아니다. 또 관객수가 집계되지 않은 작품(같은 기간 6,241편)의 개봉일은 빠져 있다.
요약하면, 한국 영화가 개봉한 524일 중 372일(71.0%)은 한 편만 걸린 날이었다. 3편 이상 동시 개봉한 96편의 관객 중앙값은 365,754명으로 단독 개봉(341,064명)보다 오히려 높은데, 좋은 날짜에 몰리기 때문이다. 개봉일의 93.5%가 수·목요일에 집중돼 있어 경쟁은 1년 중 100여 일에서만 벌어진다.
출처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 오픈API — 영화 상세정보(개봉일)·누적 관객수 (공공누리 제1유형: 출처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