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 "설 연휴 대전" 같은 말은 익숙한데, 개봉 달이 실제 성적을 얼마나 가르는지는 잘 다뤄지지 않는다. 2015년 1월부터 2026년 9월까지 관객수가 집계된 한국 영화 710편을 개봉 월별로 나눠 봤다. 가장 좋은 달과 가장 나쁜 달의 격차는 중앙값 기준 4.1배였다.
월별 성적표
| 월 | 편수 | 평균 관객 | 중앙값 | 100만 돌파 | 돌파율 |
|---|---|---|---|---|---|
| 1월 | 61 | 1,245,161 | 422,855 | 19 | 31.1% |
| 2월 | 62 | 1,285,715 | 223,865 | 20 | 32.3% |
| 3월 | 51 | 577,017 | 220,587 | 8 | 15.7% |
| 4월 | 68 | 597,157 | 194,952 | 12 | 17.6% |
| 5월 | 56 | 1,406,243 | 267,069 | 17 | 30.4% |
| 6월 | 53 | 989,833 | 529,259 | 20 | 37.7% |
| 7월 | 46 | 2,215,981 | 806,292 | 19 | 41.3% |
| 8월 | 68 | 1,701,611 | 485,689 | 26 | 38.2% |
| 9월 | 68 | 1,193,922 | 394,152 | 23 | 33.8% |
| 10월 | 61 | 908,803 | 207,060 | 15 | 24.6% |
| 11월 | 60 | 1,087,667 | 436,375 | 15 | 25.0% |
| 12월 | 56 | 1,793,492 | 504,275 | 22 | 39.3% |
편수는 고른데, 성적만 다르다
먼저 짚어야 할 것은 개봉 편수 자체는 달마다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가장 적은 7월이 46편, 가장 많은 4·8·9월이 68편으로 1.5배 차이에 그친다. 비수기라고 개봉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비수기에도 비슷한 수가 걸린다.
그런데 성적은 갈린다. 중앙값 기준 7월 806,292명이 최고, 4월 194,952명이 최저로 4.13배 차이다. 100만 돌파율도 7월 41.3%, 3월 15.7%로 2.6배 벌어진다.
평균과 중앙값을 같이 봐야 하는 이유
표에서 평균 순위와 중앙값 순위가 어긋나는 달이 있다. 이게 이 데이터에서 가장 실용적인 대목이다.
| 달 | 평균 순위 | 중앙값 순위 | 해석 |
|---|---|---|---|
| 2월 | 5위 | 9위 | 초대형 흥행작 한두 편이 평균을 끌어올림 |
| 5월 | 4위 | 8위 | 같은 패턴 (「범죄도시」 시리즈 등) |
| 6월 | 9위 | 2위 | 초대박은 없지만 중박이 고르게 나옴 |
| 11월 | 8위 | 5위 | 같은 패턴 |
2월은 평균 약 129만으로 상위권이지만 중앙값은 22만으로 하위권이다. 설 연휴 대작이 평균을 혼자 들어 올리고, 나머지 작품 대다수는 20만대에 머문다는 뜻이다. 반대로 6월은 평균이 99만(9위)인데 중앙값은 53만(2위)이다. 6월 개봉작에는 1,000만 영화가 한 편도 없지만, 100만 돌파율은 37.7%로 세 번째로 높다.
"2월은 평균 129만이 드는 달"이라는 문장은 통계적으로 맞지만 개별 작품의 기대치로는 오해를 부른다. 내 영화가 2월에 개봉해서 기대할 만한 성적은 22만에 가깝다. 평균은 상위 이상치에 끌려가고, 중앙값이 '보통 작품'을 대변한다.
1,000만 영화 14편이 걸린 달
2015년 이후 1,000만을 넘긴 한국 영화 14편의 개봉 월은 5월 3편, 8월 3편, 2월 2편, 7월 2편, 1·4·11·12월 각 1편이다. 500만 이상 44편으로 넓히면 7월 8편, 5·8월 각 6편, 9·12월 각 5편 순이다.
3월에는 12년간 500만 이상이 한 편도 없었다. 3월 최고 기록은 「돈」의 338만 명이다. 10월 역시 1,000만은 없고 최고가 「럭키」 697만 명이다.
성수기와 비수기를 묶어 보면
| 구간 | 편수 | 평균 관객 | 중앙값 |
|---|---|---|---|
| 성수기 (7·8·12·1월) | 231 | 1,705,779 | 488,148 |
| 비수기 (3·4·10·11월) | 240 | 794,715 | 241,369 |
평균 2.15배, 중앙값 2.02배 차이다. 두 지표가 비슷한 배율을 보인다는 건 이 격차가 이상치 몇 편 때문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성수기 전반이 실제로 두 배쯤 잘 든다.
단, 인과는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
"7월에 개봉하면 4배 든다"는 결론은 이 데이터로 내릴 수 없다. 배급사는 방학·연휴 수요를 노려 가장 자신 있는 작품을 성수기에 배치한다. 즉 7월 칸에 큰 영화가 모여 있기 때문에 7월 수치가 높은 것이고, 같은 영화를 4월로 옮기면 4분의 1이 된다는 뜻이 아니다. 실제 크기를 알려면 제작비·스크린수·배급사 등급 등을 통제해야 하는데, 공개 데이터만으로는 분리되지 않는다.
다만 방향은 분명하다. 성수기에는 관객 자체가 극장에 더 오고, 배급사도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대작을 배치한다. 이 둘은 서로를 강화하며 굳어진 구조다.
관객에게는 오히려 비수기가 기회다
- 3·4·10월은 경쟁이 약하다. 편수는 비슷한데 대작이 적으니, 중소 규모 작품이 스크린을 확보하기 가장 쉬운 시기다. 화제성이 낮아 조용히 지나가는 좋은 영화가 이 구간에 몰려 있다.
- 7·8월과 설·추석 연휴는 좌석이 빡빡하다. 같은 영화를 2주 늦춰 보면 훨씬 쾌적하다. 1,000만 영화도 대개 4주차까지는 상영관이 유지된다.
- 6월 개봉작은 확인해 볼 값이 있다. 100만 돌파율 37.7%로 세 번째로 높은데 화제성은 여름 성수기에 가려진다. 중앙값이 두 번째로 높은 달이라는 건 '평타 이상'이 많다는 뜻이다.
집계 방법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서 2015년 1월 1일 이후 개봉한 한국 영화 6,951편 중 누적 관객수가 집계된 710편을 대상으로, 개봉일의 월을 기준으로 그룹을 나눴다. 평균·중앙값·100만 돌파율은 각 월 그룹 안에서 계산했다. 성수기·비수기 구분은 중앙값 상위·하위 4개 달을 기계적으로 묶은 것이 아니라, 통상 업계에서 쓰는 여름·겨울 방학 및 연휴 구간(7·8·12·1월)과 그 반대 구간(3·4·10·11월)을 적용했다. 관객수는 집계 시점 기준 누적치이며, 상영이 진행 중인 2026년 작품은 이후 늘어날 수 있다.
요약하면, 개봉 달에 따른 성적 차이는 중앙값 기준 4.1배로 실재한다. 다만 그 차이의 상당 부분은 '어떤 영화를 그 달에 걸었는가'로 설명된다. 통계를 볼 때는 평균과 중앙값을 항상 같이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출처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 오픈API — 영화 상세정보·개봉일 (공공누리 제1유형: 출처표시)
- KOBIS — 연도별 박스오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