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choice-볼까말까
← 홈으로

90분이 안 되는 영화 99편 — 짧은 영화는 누가 만드나

극장에서 90분이 안 되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2015년 이후 개봉한 한국 영화 707편 중 러닝타임이 90분 미만인 작품은 99편(14.0%)이다. 일곱 편 중 한 편꼴이니 드물지 않다. 다만 이 99편을 열어보면 절반 이상이 같은 종류였다.

90분 미만 99편의 정체

구분편수비중
애니메이션57편57.6%
실사42편42.4%

전체관람가 비율은 72.7%다. 짧은 영화의 대부분이 아이를 대상으로 한다는 뜻이다.

러닝타임 분석에서 극장 개봉작 전체 중앙값이 108분, 애니메이션만 보면 78분이라는 걸 확인했다.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 맞춘 길이다. 90분 미만 구간이 애니메이션으로 채워지는 건 그 연장선이다.

짧으면 관객이 적다

구분편수관객 중앙값
90분 미만99편77,067명
90분 이상608편447,840명

5.8배 차이다. 100만을 넘긴 90분 미만 작품은 단 1편이다.

이것도 러닝타임 자체의 문제로 읽으면 안 된다. 짧은 영화가 실패하는 게 아니라, 짧게 만들어도 되는 기획이 애초에 작은 시장을 겨냥한다는 쪽이 정확하다. 키즈 애니메이션, 공연 실황, 저예산 공포물이 이 구간에 몰려 있다.

실사 42편은 어떤 영화인가

애니메이션을 뺀 42편의 관객 중앙값은 50,309명이다. 상위권은 이렇다.

작품러닝타임관객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82분298,402
혼숨88분273,028
옥수역귀신80분223,640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88분159,163
마루이 비디오87분153,522
작품별 관객작품별 관객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298,402혼숨273,028옥수역귀신223,640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159,163마루이 비디오153,522
그림. 바로 위 표의 수치를 그대로 시각화한 자체 제작 도표입니다. 원자료 출처는 글 하단 표기.

1위는 방탄소년단 다큐멘터리다. 공연 실황 영화에서 본 대로 이 장르는 원래 러닝타임이 짧다.

2·3·5위는 전부 공포물이다. 혼숨(88분), 옥수역귀신(80분), 마루이 비디오(87분). 한국 저예산 공포 영화가 80분대에 몰리는 건 우연이 아니다.

  • 제작비가 러닝타임에 비례한다. 촬영 일수, 후반작업, 배우 계약이 모두 길이에 걸린다. 예산이 작으면 길이를 줄이는 게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 공포는 길면 무섭지 않다. 긴장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에 한계가 있어서, 장르 자체가 짧은 쪽을 선호한다.
  • 상영 회차가 늘어난다. 80분이면 하루에 더 여러 번 걸 수 있다. 관객이 적어도 회차로 만회하는 계산이 가능하다.

가장 짧은 영화

작품러닝타임관객
4분 44초44분26,263
임영웅 [아임 히어로 2] 청음회45분50,068
극장판 꼬마버스 타요의 에이스 구출작전48분109,815
유령선48분15,591
중간계60분22,447

44분이 최단이다. 일반적으로 장편 영화의 기준은 60분 이상인데, 극장 개봉과 관객수 집계는 그보다 짧아도 이뤄진다.

이 구간에는 독립 장편, 공연 실황, 다큐멘터리, 키즈 애니메이션이 섞여 있다. 하나의 시장이라기보다 기존 분류에 안 들어가는 작품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깝다.

집계 방법

2015년 1월 이후 개봉해 KOBIS에 누적 관객수가 집계된 710편 중, 러닝타임이 기록된 707편이 대상이다. 90분 미만을 짧은 영화로 잡은 건 관행적인 장편 기준(보통 90~100분)을 참고한 것이며 절대 기준은 아니다.

애니메이션 여부는 KOBIS 장르 표기에 '애니메이션'이 포함되는지로 판정했다. 한 작품에 장르가 여러 개 붙을 수 있어 애니메이션과 다른 장르가 함께 표기된 작품도 애니메이션으로 셌다.

요약하면, 90분 미만 한국 영화는 707편 중 99편(14.0%)이고 그중 57편이 애니메이션, 전체관람가 비율이 72.7%다. 관객 중앙값은 77,067명으로 90분 이상(447,840명)의 6분의 1 수준인데, 이는 짧아서가 아니라 작은 시장을 겨냥한 기획이 이 구간에 모이기 때문이다. 실사 42편에서는 저예산 공포물이 80분대에 몰려 있다.

출처

집계 기준일 2026-09-28 · 자료: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