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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포영화 39편 — 여름 영화라는 착각

여름이면 공포영화가 걸린다는 건 극장가의 오랜 통념이다. 그런데 2015년 이후 극장 개봉한 한국 공포영화 39편을 세어 보면, 7~8월 개봉은 13편으로 3분의 1에 불과하다. 나머지 셋 중 둘은 여름이 아닌 때 나왔다.

여름에 몰리는 건 맞다, 다만 생각만큼은 아니다

장르편수7~8월 개봉비중
공포(호러)39편13편33.3%
액션114편31편27.2%
드라마282편37편13.1%
코미디123편16편13.0%
멜로/로맨스49편5편10.2%
서사 영화 647편 전체107편16.5%
장르별 비중장르별 비중공포(호러)33.3%액션27.2%드라마13.1%코미디13.0%멜로/로맨스10.2%
그림. 바로 위 표의 수치를 그대로 시각화한 자체 제작 도표입니다. 원자료 출처는 글 하단 표기.

전체 기준선이 16.5%이니 공포의 33.3%는 정확히 두 배다. 여름 집중은 통계적으로 실재한다. 하지만 액션의 27.2%와 크게 다르지 않고, 무엇보다 공포영화 세 편 중 두 편은 여름이 아닌 달에 개봉했다.

실제로 공포영화가 두 번째로 많이 걸린 달은 4월(5편)이고, 6월과 11월에도 각각 4편과 3편이 나왔다. 「곤지암」은 3월, 「파묘」는 2월 개봉이다.

가장 안 되는 장르

공포영화의 진짜 특징은 개봉 시기가 아니라 성적이다.

장르편수중앙 관객
액션114편1,472,878
사극28편1,347,858
범죄83편970,832
코미디123편504,303
드라마282편450,835
스릴러91편364,379
멜로/로맨스49편319,883
애니메이션71편155,765
공포(호러)39편89,378

중앙 관객수 8만 9천 명으로 전 장르 최하위다. 바로 위인 애니메이션의 절반을 조금 넘고, 액션의 16분의 1이다. 39편 중 23편(59%)이 10만 명을 넘지 못했다.

파묘 한 편이 만든 착시

그런데 공포영화의 평균은 70만 5천 명이다. 중앙값의 8배다. 이 격차를 만든 건 한 편이다.

작품개봉관객
파묘2024-02-2211,898,834
살목지2026-04-083,222,485
곤지암2018-03-282,662,377
변신2019-08-211,797,796
노이즈2025-06-251,694,838
사자2019-07-311,602,046

「파묘」 한 편이 공포영화 39편 누적 관객 2,751만 명의 43%를 차지한다. 100만 명을 넘긴 작품은 6편뿐이고, 상위 6편 중 여름 개봉은 「변신」과 「사자」 둘이다.

이건 흥행 롱테일의 극단적인 형태다. 전체 710편에서도 상위 소수가 관객을 가져가지만, 공포는 그 쏠림이 유난히 심하다.

그런데 왜 계속 만들까

연도별 편수를 보면 2019년 5편, 2021년 5편, 2024년 5편, 2025년 5편, 2026년 5편으로 줄지 않는다. 중앙값이 9만 명인 장르가 꾸준히 만들어지는 이유는 몇 가지로 설명된다.

  • 제작비가 낮다. 대규모 세트나 스타 캐스팅 없이 찍을 수 있다. 10만 명이 손익분기인 영화와 200만 명이 손익분기인 영화는 다른 게임을 한다.
  • 해외 판매가 된다. 공포는 언어와 문화 장벽이 비교적 낮은 장르다. 국내 극장 성적이 전부가 아니다.
  • 신인 감독의 입구다. 적은 예산으로 연출력을 보여주기 좋은 장르라 데뷔작으로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 터지면 크게 터진다. 「파묘」 1,190만, 「곤지암」 266만처럼 기대를 훌쩍 넘는 사례가 주기적으로 나온다.

요약하면 공포영화는 기댓값이 아니라 분산으로 설계된 장르다. 평균적으로 안 되지만, 낮은 비용 덕분에 안 돼도 버틸 수 있고 어쩌다 한 번 크게 번다.

집계 방법

2015년 1월 이후 개봉해 KOBIS에 누적 관객수가 집계된 710편에서 공연·다큐멘터리를 제외한 서사 영화 647편 가운데, KOBIS 장르에 공포(호러)가 포함된 39편을 대상으로 했다.

KOBIS는 한 작품에 장르를 여러 개 부여한다. 따라서 공포 39편의 상당수가 스릴러나 미스터리로도 동시에 집계되며, 위 장르별 표의 편수를 모두 더하면 647편을 넘는다. 「파묘」처럼 오컬트·미스터리 성격이 강한 작품이 공포로 분류되는 반면, 체감상 공포에 가까운 작품이 스릴러로만 등록된 경우도 있다.

장르 분류는 제작사·배급사가 신고한 값을 따르므로 관객의 체감 장르와 다를 수 있다. 이 글의 수치는 "KOBIS가 공포로 분류한 작품들"에 대한 것이다.

요약하면, 2015년 이후 한국 공포영화 39편 중 7~8월 개봉은 13편(33.3%)으로 전체 기준선 16.5%의 두 배지만, 셋 중 둘은 여름이 아니었다. 중앙 관객수 8만 9천 명으로 전 장르 최하위이고 59%가 10만 명을 넘지 못했으며, 「파묘」 한 편이 장르 전체 관객의 43%를 가져갔다.

출처

집계 기준일 2026-10-09 · 자료: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