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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오피스 숫자 읽는 법 — 스크린수·상영점유율·좌석판매율

월요일 아침 영화 기사에는 이런 문장이 흔히 나온다. "스크린 2,100개에서 상영점유율 48%를 기록했고 좌석판매율은 21%에 그쳤다." 한 문장에 숫자가 셋인데 셋이 재는 것이 전부 다르다. 그리고 이 셋을 구분하지 못하면 스크린 독과점 논쟁에서 누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알 수 없다. 지표 하나하나가 무엇을 세는 숫자인지부터 정리한다.

숫자는 전부 한 군데서 나온다

한국의 영화 관객수 통계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하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BIS) 한 곳에서 나온다. 전국 극장의 발권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받아 집계하는 방식이다. 영진위는 전송이 누락되면 다음 날 보정 데이터로 다시 채워 넣는다고 안내하고 있어, 어제 본 수치와 오늘 본 수치가 조금 다를 수 있다. 언론이 쓰는 관객수, 매출액, 점유율은 사실상 모두 이 전산망의 수치다.

스크린수는 '공간', 상영횟수는 '시간'을 센다

두 지표는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것을 센다. 스크린수는 그 영화가 걸린 상영관이 몇 개인가이고, 상영횟수는 그 영화가 하루에 몇 회차 틀어졌는가다. 스크린 하나에서 하루 다섯 번 틀면 스크린수는 1, 상영횟수는 5가 된다. 그래서 스크린수가 같아도 상영횟수는 두 배 차이가 날 수 있다. 큰 영화가 좋은 시간대를 통째로 가져가는 상황은 스크린수보다 상영횟수에서 먼저 드러난다.

네 개의 점유율, 네 개의 계산식

영진위가 공개한 산출 기준은 아래와 같다. 분모와 분자가 무엇인지만 보면 각 숫자의 성격이 바로 보인다.

지표계산식재는 것
스크린점유율배정된 스크린 수 ÷ 일일 총 스크린 수 × 100극장 공간을 얼마나 차지했나
상영점유율배정된 상영횟수 ÷ 일일 총 상영횟수 × 100극장 시간을 얼마나 차지했나
좌석점유율배정 좌석수 ÷ 총 좌석수 × 100극장이 얼마나 내줬나
좌석판매율관객수 ÷ 배정 좌석수 × 100관객이 얼마나 채웠나
박스오피스 네 지표의 분자와 분모네 지표는 무엇을 무엇으로 나누는가스크린점유율배정된 스크린 수일일 총 스크린 수× 100극장 공간을 얼마나 차지했나상영점유율배정된 상영횟수일일 총 상영횟수× 100극장 시간을 얼마나 차지했나좌석점유율배정 좌석수총 좌석수× 100극장이 얼마나 내줬나좌석판매율관객수배정 좌석수× 100관객이 얼마나 채웠나
그림. 바로 위 표의 네 지표를 분자·분모 형태로 다시 정리한 자체 제작 개념도입니다. 산식 출처는 글 하단 표기.

좌석점유율과 좌석판매율은 원래 한 단어로 뭉뚱그려 쓰이다가 2018년 5월부터 통합전산망에서 따로 제공되기 시작했다. 앞의 것은 극장이 내준 정도, 뒤의 것은 관객이 채운 정도다. 그 이전 기사의 '좌석점유율'은 지금과 뜻이 다를 수 있다.

배급의 힘과 관객의 반응은 다른 칸에 적힌다

이 구분이 실제로 쓸모 있는 지점이 여기다. 상영점유율과 좌석점유율은 극장이 내린 편성 결정의 결과다. 개봉 전에도 이미 정해진다. 반면 좌석판매율은 관객이 실제로 앉았는지만 본다. 상영점유율 50%에 좌석판매율 10%인 영화는 극장이 크게 밀어줬지만 객석은 비어 있었다는 뜻이고, 상영점유율 5%에 좌석판매율 40%인 영화는 걸린 회차마다 꽤 찼는데 회차 자체가 적었다는 뜻이다. 흥행의 '체감'을 알고 싶으면 좌석판매율을, 배급 규모를 알고 싶으면 상영점유율을 보면 된다.

한 가지 더. 좌석판매율은 극장이 회차를 많이 잡을수록 떨어지기 쉬운 숫자다. 분모인 배정 좌석수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작이 개봉 첫 주에 좌석판매율 20%대를 기록하는 것과, 소규모 개봉작이 같은 20%대를 기록하는 것은 전혀 다른 상황이다. 점유율 계열 지표는 늘 분모가 무엇인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실제 숫자의 크기를 감 잡아두기

영진위 2025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그해 전체 관객은 1억 609만 명, 극장 매출은 1조 470억 원이었다. 전국 상영관은 547개, 스크린은 3,154개, 좌석은 40만 7,056석이다.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41.1%였다.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천만 영화가 나오지 않은 해이기도 했다.

이 사이트가 수록한 작품들의 관객수를 예로 들면 규모가 더 구체적으로 잡힌다. 「왕과 사는 남자」 약 1,688만 명, 「군체」 약 584만 명, 「좀비딸」 약 561만 명, 「호프」 약 454만 명,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었던 「야당」 약 337만 명이다. 스크린이 3,154개뿐인 시장에서 500만 명을 넘기려면 상당 기간 높은 상영점유율을 유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위 관객수는 이 사이트가 통합전산망 오픈API의 주말 박스오피스 자료를 모아 누적한 값이라, 영진위가 최종 발표하는 누계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수치는 KOBIS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스크린 독과점 논쟁은 이 숫자들 위에서 벌어진다

영진위 웹매거진이 소개한 토론회 자료에 따르면 「범죄도시4」는 상영점유율 82%를 기록한 바 있다. 극장의 상영 회차 열 번 중 여덟 번이 한 영화였다는 뜻이다. 이 수치가 나올 때마다 스크린 상한제—특정 영화의 상영점유율이나 프라임 시간대 배정에 상한을 두자는 제도—논의가 다시 올라온다. 찬성 측은 상한을 지키는 극장에 지원책을 붙여 다양성을 지키자고 하고, 반대 측은 편성은 관객 선택의 반영이며 인위적 규제는 부작용을 부른다고 본다. 2026년 9월 현재 이 상한제가 법으로 시행되고 있다는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

읽을 때 조심할 것

예매율은 점유율이다
영진위가 발표하는 '예매율'은 전체 예매 중 그 영화의 비중, 즉 예매점유율이다. 좌석이 몇 % 팔렸다는 뜻이 아니다.
스크린수 집계의 세부 기준
한 스크린을 여러 영화가 시간대를 나눠 쓸 때 각각 어떻게 계상되는지에 대한 명시적 설명은 공개된 안내문에서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스크린수보다 상영점유율이 더 자주 인용된다.
당일 수치는 확정치가 아니다
전일 통계는 상영 마감과 보정 처리 때문에 다음 날 오전까지 계속 바뀐다.

출처

작성 기준일 2026-09-13 · 통계 정의와 제도는 개정될 수 있으니, 인용 전 영화진흥위원회 및 KOBIS의 최신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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